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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저 5000원만”…남성들에 4000만원 뜯어낸 ‘여중생’ 정체 알고 보니

입력 | 2024-12-03 09:27:00


채팅 앱에서 여중생인 것처럼 행세하며 남성들을 속여 2년간 4000만 원 이상의 돈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0단독(재판장 김태현)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23)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4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2021년 4월 14일 채팅 앱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미성년자인 척 연기한 뒤 돈을 받는 등 약 2년 7개월간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282차례에 걸쳐 458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주로 중년남성들이 사용하는 채팅 앱에 가입한 뒤 프로필을 ‘13세 여성’ 등으로 기입해 자신의 성별과 나이를 속였다. 이후 연락이 온 남성들에게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세 들어 사는 집주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혼자 살고 있는데 밥을 굶고 있다”, “남동생과 어렵게 살고 있다” 등 거짓말로 동정심을 사 5000원 가량 소액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이 남성이라는 점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누나 명의 계좌로 돈을 입금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가 남성들에게 받은 돈 대부분은 소액이었지만 50~90만 원 정도의 돈을 보낸 남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에게 반복적으로 범행하고 범행 기간이 길어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다만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