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이다. 남성은 주로 고환에서, 여성은 난소에서 소량 생성한다. 평균적으로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여성보다 10배에서 20배 더 높다. 테스토스테론은 사춘기에 남성의 2차 성징, 즉 체모의 발달, 목소리 변화, 근육과 뼈의 질량 증가 등을 촉진한다. 여성에게선 골밀도와 근육 강도 유지에 관여한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여성보다 훨씬 높기에, 남녀의 성욕 차이를 설명할 때 주요 요인으로 자주 언급됐다. 테스토스테론이 남성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수치가 높은 남성은 성욕이 강하다는 게 통념이었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남성의 성욕은 무관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폴란드 국립연구소, 뉴욕주립대학교, 시카고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영국 왕립학회 회보 B(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한 연구에서 남성의 성욕이 일일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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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연구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종종 성적 행동, 피로 정도, 심지어 먹은 음식 종류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에 따라 변동한다. 또한 테스토스테론의 분비 방식 때문에 이러한 활동이 체내에서 수치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최장 3일이 걸릴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감안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남성의 성적 욕구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특정한 날에 테스토스테론 농다가 평소보다 높아진 남성이 그날 평소보다 더 높은 성적 욕구를 나타내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없다”고 논문에 썼다.
흥미로운 점도 발견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새로운 짝을 만들기 위해 상대를 유혹하거나, 현재의 연인을 만족시키려 애쓰는 구애 활동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였다. 이 호르몬이 성욕보다 짝 선택의 원동력으로 작용함을 나타낸 것.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최소 임계 농도를 초과한다고 해서 성적 욕구가 증가하지는 않는다”며 “테스토스테론의 진화적 기능은 성욕보다는 구애 활동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추정한다”라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