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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결혼 적령기에 이른 청년들이 ‘애인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에서는 유료 파트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다.
한 사이트는 2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남자친구를 대여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청년들은 취업과 연애에 어려움을 겪어 결혼을 늦게 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결혼을 재촉하는 부모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투의 부모는 그에게 ‘남자친구가 있어야 명절에 집에 올 수 있다’, ‘손주를 원한다’며 결혼을 압박했다.
이에 투는 올해 5세 연상의 남성을 남자친구로 고용했다. 데이트 비용은 수백만 동(몇 십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집안 사정과 가족 이야기를 공유하며 말을 맞췄고, 1주일 전부터 ‘정서적 유대감’을 쌓았다.
투는 “고향 집에 간 날, 고용한 남성은 우리 엄마의 요리를 도왔고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부모님이 나를 자랑스러워하시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고 전했다.
그 역시 결혼과 관련된 가족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짜’ 남자친구와 함께 집을 방문했고, 부모님과의 관계가 개선됐다고 한다.
하노이에 사는 남성 후이 투안(25)은 1년 넘게 여러 여성 고객을 상대로 ‘가짜 남자친구’ 역할을 하며 일해왔다. 그는 “많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평소 체육관에 가고, 노래하고, 요리하고, 사진을 찍고, 대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 달에 3~4명의 고객만 받고 있다고 한다. 커피 데이트나 쇼핑 비용은 2시간에 수십만 동(1만4000~2만8000원)이며, 가족 모임 참석은 약 100만 동(약 5만6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파트너를 고용하는 대행 서비스는 자칫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