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적의 모르시, 아버지 따라 이집트 국가대표 “종교적 신념”으로 성소수자 옹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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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소속 구단의 주장들이 최근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의 의미를 담아 ‘무지개 완장’을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서는 가운데, 한 선수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이번 시즌 PL 승격 팀인 입스위치 타운은 이날 성명을 내고 “주장인 샘 모르시가 1일 열린 경기에서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PL 구단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성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는 현지 자선단체인 스톤월(Stonewall)의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토트넘 핫스퍼의 주장 손흥민도 1일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의 리그 경기에서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고 나온 바 있다.
PL 관계자는 “리그와 클럽이 평등과 다양성, 포용성을 높이기 위해 시즌 내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축구 공동체의 모든 사람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지속적인 변화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1일 입스위치 타운의 주장 모르시는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리그 경기에 무지개 완장이 아닌 평소 착용하는 완장을 착용한 채로 나타났다. 이 경기에서 입스위치 타운은 1대0으로 패배했다.
모르시는 영국 울버햄튼 출신으로 영국 국적을 소지했지만, 이집트인인 아버지를 따라 이집트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집트 대표팀으로 선발돼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성소수자를 포용할 수 없다”는 모르시의 이런 결정에 대해 구단 역시 ‘포용적’인 입장이다.
입스위치 타운은 “프리미어리그의 캠페인을 자랑스럽게 지지하며 평등과 포용을 높이는 데에 있어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함께한다”면서도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지 않기로 한 모르시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편, 입스위치 타운은 PL 11라운드에서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로 2대 1 승리를 거두고 1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대 1로 비겼다. 그러나 13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에게 0대 1로 패하며 강등권인 19위에 머물러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