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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붕괴된 北송전탑, 본보 카메라에 포착[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 2024-12-03 17:26:00

무너진 北 개성공단 송전탑, 경의선 도로 방향으로 휘어진 채 붕괴




3일 경기 파주시의 한 야산에서 바라본 경의선도로 인근에 무너진 송전탑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이날 본보 카메라에 포착된 송전탑은 총 2개로 모두 북한이 지난 10월 15일 폭파 작업을 실시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있었다. 정부는 전날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에 건설한 송전탑 15개 중 4개가 붕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개성공단 전기 공급을 위해 정부가 북한에 건설한 송전탑 중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북한의 송전선 제거 작업 이후 붕괴된 송전탑이 동아일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포착된 송전탑 잔해는 총 2개로 북한이 지난 10월 15일 폭파 작업을 벌인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있었다. 붕괴된 송전탑의 잔해는 모두 경의선 도로 방향으로 기울어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붕괴 당시 지면과 닿으며 생긴 충격에 손상된 듯, 두 송전탑의 골조는 모두 휘어진 상태였다.

이날 포착된 붕괴된 송전탑 잔해의 위치(빨간색 점선 안). 모두 경의선 도로 인근에 있다. 오른쪽 점선 안 송전탑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송전선이 모두 잘린 상태였다. 파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완전히 붕괴된 송전탑(왼쪽 아래)의 잔해와 바닥에 송전선이 널브러진 송전탑(오른쪽 위)의 모습. 파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북한군(빨간 점선 안)이 경의선 도로에서 붕괴된 송전탑 주변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파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경의선 도로 위에서 송전탑 잔해를 살피며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북한군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도로와 잔해 사이를 오가며 붕괴 현장을 관찰했다. 2인 1조로 움직인 이들은 잔해까지 우거진 수풀 속으로 들어가 철근 등을 살펴보는 모습을 보였다.

붕괴된 송전탑의 잔해 바로 옆에 있던 송전탑의 모습. 송전선이 잘려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파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한군 GP 옆에 있는 송전탑도 비슷한 상태였다. 도로 방향으로 고개를 틀어 무너진 송전탑은 휘어진 골조만 보일 뿐, 주변을 서성이는 북한군 병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군 GP(왼쪽 가운데) 옆 무너진 송전탑의 잔해(빨간색 점선 안). 파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북한군 GP 옆 무너진 송전탑의 잔해. 다른 송전탑과 마찬가지로 도로 방향으로 머리를 튼 채 무너져 있다. 파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이들 송전탑은 지난 2007년 한국전력이 총 48기를 완공한 것으로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2020년 6월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전기는 공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월부터 한국과의 물리적 단절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시작된 송전선 제거 작업에 앞서 북한은 지난 3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고, 5월부터는 경의선·동해선 철로 침목을 제거하는 등 작업을 진행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