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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일주일에 두 잔,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 10% 낮춰

입력 | 2024-12-03 16:11: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술 특히 맥주를 적당량 마시면 류마티스 관절염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술(알코올)은 담배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한 방울의 술도 건강에 해롭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면서 각국 보건 당국은 음주 지침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빠르게 잊히던 ‘술 한 잔은 보약’이라는 통설에 산소 호흡기를 달아줄 논문이 발표돼 주목된다.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자들은 2000년부터 2024년 사이에 약 1만 명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30개의 개별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32가지 식품군·음료·영양소와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위험 간의 관계를 정리해 국제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적당한 알코올 섭취는 과일·기름진 생선·시리얼 섭취와 함께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었다. 반면 차와 커피는 위험을 약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와 커피는 건강상 이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류마티스 관절염에는 해로울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과는 달리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가 팔목, 손가락, 발가락, 발목, 무릎 등 신체의 관절이 있는 부위를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기름진 생선과 비타민 D를 포함한 일부 식이 요인이 보호적인 역할과 함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통곡물 시리얼 및 아침 식사용 시리얼과 과일을 더 많이 먹으면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이 낮아지는 반면, 차와 커피는 섭취량이 증가하면 위험이 살짝 높아질 수 있다.

술의 경우에는 간단하지 않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라거 같은 약한 도수의 맥주 1파인트(0.568ℓ)에 해당하는 양을 일주일에 두 번(1회 284㏄ 섭취) 마시면 보호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위험이 4% 감소했다.(맥주는 10% 감소 효과) 하지만 보호효과는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줄어들며, 주당 약 2.13ℓ(500㏄ 맥주 4캔)에 이르면 완전히 사라진다. 와인을 기준으로 하면 1잔(약 150㎖)은 보호효과가 있지만 3.5잔(525㎖)을 넘어서면 부정적인 요소(위험 증가)로 성격이 바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름진 생선, 비타민 D, 과일은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에 대한 잠재적인 보호효과를 보였지만, 연관성은 비선형적이었다. 적당한 섭취는 위험을 감소시키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보호효과가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과일과 시리얼은 섭취량과 보호효과 간 비례 관계를 보였다.
과일은 하루 80g 섭취 시 5%, 시리얼은 하루 30g 섭취 시 3%의 위험 감소를 보였다.

차는 하루에 한 잔을 더 섭취할 때마다 위험이 4% 증가했다. 다만 차 섭취로 인한 기본 위험 정도가 낮기 때문에 4%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위험은 여전히 낮았다. 커피는 약간 위험을 증가시켰으나 관련성이 희미했다. 제1저자이자 이 대학 식품과학·영양학과 연구원인 연원 동 박사는 다양한 종류의 차가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더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 박사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모두 작용하는 다인자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식단이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하며, 질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잠재적인 식단 수정 방안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공저자이자 박사지도 교수인 자넷 케이드 영양역학·공중보건 교수는 “이 연구는 식단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30개의 서로 다른 대규모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결과는 희망적이다. 기름진 생선, 시리얼, 채소(과일)와 비타민 D와 같은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함으로써 이 고통스럽고 쇠약하게 만드는 질환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또한 낮은 도수의 맥주 한 잔 또는 와인 한 잔에 해당하는 적당한 양의 알코올 섭취가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반면 차와 커피 섭취는 위험을 약간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