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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자지러지듯 울고 혈변보는 아이…혹시 장중첩증?

입력 | 2024-12-04 06:13:00

주로 돌 전후 영유아서 발생 원인불명
치료 늦어지면 장괴사 등 합병증 유발



ⓒ뉴시스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응급질환인 장중첩증은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장 괴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장중첩증은 장의 한 부분이 인접한 다른 부분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생후 3개월에서 만 3세 사이 소아에서 발생하고 원인이 없는 경우가 95% 정도다. 특히 소장의 마지막 부분인 회장이 대장의 시작점인 맹장으로 말려 들어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장중첩증은 감기 또는 장염에서 회복된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3개월 미만이나 12세 이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 선두점(lead point)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선두점은 대부분 비정상적인 구조물로, 장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 안으로 말려 들어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선두점으로 가장 흔한 병변은 메켈게실이다. 용종이나 드물게는 양성 또는 악성 종양이 선두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장중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주기적인 복통과 혈변이다. 아이가 갑자기 울며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올리고, 괴로워하다가 이내 조용해지는 것을 반복한다. 장중첩증이 진행이 많이 된 경우 아이의 배를 살살 만져보면 소시지 같은 덩어리가 만져질 수도 있고, 발병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액성 혈변을 볼 수도 있다. 구토와 설사가 동반될 수도 있다.

진단을 위해 가장 먼저 복부 엑스선 촬영을 시행한다. 장관 내 가스 분포나 만져지는 종괴의 음영을 확인하면 장중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후 복부 초음파로 장이 말려 들어가 겹쳐진 모양의 단면이 마치 도넛 모양으로 보이는 ‘도넛 사인’과 같은 특징적인 소견을 통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장중첩증이 확인되면 항문을 통해 대장으로 공기나 물을 주입해 중첩 상태를 풀어주는 정복술을 시행할 수 있다. 복막염으로 진행하지 않은 장중첩증 환자에서 장관 내 압력을 증가시켜 장을 풀어주는 치료법으로, 성공률은 90% 정도다.

수술적 치료로는 복강경을 이용한 정복술 또는 개복하 도수 정복술이 있다. 중첩된 장을 복강경 기구나 손으로 밀어서 빼내는 방식이다. 비수술적 정복술이 실패했거나, 복막염으로 진행된 환자에서 시행하는 수술법이다. 선두점이 없거나 중첩됐던 장의 심각한 손상이 없으면 정복술만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선두점이 존재하거나 장 천공, 장 괴사가 진행된 경우 선두점 또는 손상된 장을 절제해야 한다.

오채연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장중첩증은 응급질환이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며“치료가 지연되면 장 괴사나 복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생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평소와 다른 양상의 복통을 호소하거나 점액성 혈변이 관찰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