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앙골라 수도 루안다에 있는 국립노예박물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2.04. [루안다=AP/뉴시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임기 중 마지막 해외 순방지로 과거 아프리카 흑인 노예 무역의 중심지였던 앙골라를 찾아 “노예제는 미국의 원죄”라고 밝혔다.
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앙골라 수도 루안다의 국립 노예박물관을 찾아 “좋은 역사든, 나쁘고 추한 역사든 과거사를 마주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위대한 국가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말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앙골라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앙골라 방문은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예제 관련 발언은 공화당 진영에서 추진 중인 노예제와 인종차별 관련 교육 축소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불법 총기소지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탈세 혐의의 유죄도 시인한 아들 헌터를 1일 사면한 것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특히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 불만을 토로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케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3일 “사면 결정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이클 베닛 민주당 상원의원도 “사법 체계가 모두에게 공정하고 평등하다는 미국인의 믿음을 무너뜨렸다”고 일갈했다. 제이슨 크로 민주당 하원의원은 “대통령의 아들 사면으로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