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윤석열은 사퇴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4.12.4/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심야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시키고 결국에는 무력충돌로 이끌어갈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이 더이상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탄핵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5개 야당이 개최한 ‘윤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를 통해 “그들(윤 정권)에게는 생명 존중 사고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이라며 “권력 유지를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의 인권을 유린하는 비상계엄이 부족하다면 그들은 국민 생명을 갖다 바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 대표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 나라에서 총·칼을 든 군인이 사법 행정 권한을 통째로 행사하는 ‘원시적 나라로 되돌아 가는구나’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은 이 나라 지배자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충직한 일꾼일 뿐인데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무장한 총·칼 든 군인을 동원해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다는 현실이 믿어지나”라고 물었다.
한밤에 계엄 소식이 전해지자 자정이 넘었을 무렵 국회 정문 앞에는 300여 명이 시민이 몰렸다. 이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이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장갑차 앞에 앉아 막고 실탄을 꽂은 자동소총 앞에서 함께 맞서 싸운 여러분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 몰염치한 정권의 친위 쿠데타 내란 행위를 막을 수 있었겠나”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계엄은 상황이 정비되고 호전되면 또 시도할 것”이라며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자진 사퇴가 없다면 탄핵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야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이날 오후 2시 40분 국회에 제출하고, 5일 본회의에 보고할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우선 오늘 본회의를 자정이 지난 시점에 개의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라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을 해야 하니 토요일까지는 비상대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