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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의총 장소 4번 바꾼 추경호…친한 “표결 방해의혹”

입력 | 2024-12-04 16:44:00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의원 총회로 향하고 있다. 2024.12.4 (서울=뉴스1)


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당시 여당 의원이 18명 밖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두고 원내사령탑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이 이어졌다. 추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령 후 5차례 의원총회 소집 공지를 내면서 장소를 국회와 국회 앞 당사로 계속 바꿔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상욱 의원은 이날 “추 원내대표가 ‘당사로 모여라’고 해 혼란, 혼선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에 진입하지 못한 의원들이 많아서 당사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여당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3분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원내대표 명의로 ‘즉시 국회’라는 문자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오후 10시 29분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30여 분만에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이다. 10분 후인 11시 13분 국회 밖인 ‘중앙당사 3층’으로 비상의총 장소를 변경하는 메시지가 의원들에게 도착했다. 11시 37분과 11시 53분에는 본회의장 옆인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오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이후 4일 0시 6분 다시 소집 장소를 당사 3층으로 변경하는 문자가 전송됐다. 0시 49분 국회 본회의가 개의됐을 당시 당사에는 여당 의원 50여 명이 모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의 오락가락 행보를 두고 당내에선 비판이 제기됐다. 표결에 참석한 김 의원은 “의도를 알 수 없지만 혼선을 줘서 표결 참여를 방해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와 한동훈 대표는 여당 의원들이 당사와 본회의장 중 어디에 모일지를 두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 등 친윤(친윤석열)계 위주인 원내지도부가 애초부터 표결에 참석할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3일 오후 11시 50분 국회 본관에 도착해 의결 절차가 모두 끝난 뒤인 4일 오전 2시 5분까지 본회의장과 3분 거리인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추 원내대표에게 본회의장으로 오라고 전화를 했는데 안 왔다”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이 비상계엄 표결에 참여 안했다’는 지적에 대해 “국회에 들어오는 노력을 하다가 도저히 진입이 안 돼서 당사에 모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헙법 기관으로서 의결에 참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고 답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