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국방부에 따르면 김용현 장관은 이날 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해 이처럼 지시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계엄을 건의했다. 계엄 선포를 위해선 형식상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건의하게 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4.12.4 (서울=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과정의 배후에 윤 대통령 모교 충암고 출신인 ‘충암파’가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고교 1년 선배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를 건의했다. 김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시절인 올해 3~4월 서울 한남동 경호처장 공관으로 불러 회동했던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의 필요성을 대통령에게 건의한 인물은 김 장관이었다. 김 장관은 동아일보의 계엄 건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님의 담화문 내용으로 답을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올해 9월 2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대통령과)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며 오랜 인연을 밝힌 바 있다.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다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 고교 9년 후배로 야당으로부터 줄곧 계엄 의혹을 받아왔다. 계엄사령부 편성 시 계엄사의 수사 업무를 전담할 핵심 직책인 합동수사본부장은 통상 방첩사령관이 맡는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후배는 방첩사령관에, 선배는 국방부 장관에 임명해 군내 ‘친정 체제’를 구축한 뒤 게엄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의혹이 현실이 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일부 군 관계자는 “여 사령관은 평소 전시가 아닌 평시 계엄은 황당하다고 말해왔고 이번에도 오히려 계엄 선포를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