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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임원 승진 대폭 축소…‘기술통’ 전진배치

입력 | 2024-12-05 16:15:00

ⓒ뉴시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국내 배터리 빅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임원 승진 규모가 대폭 줄었다.

배터리 업황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으며 올해 승진자를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술 인재는 전진 배치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5일 국내 배터리 빅 3사가 단행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분석해보면 각각 ▲LG에너지솔루션 14명 ▲삼성SDI 12명 ▲SK온 2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는 전년 대비 대폭 축소된 것이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임원 승진 규모는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2명 ▲상무 신규선임 10명 ▲수석연구위원(상무) 신규선임 1명으로 지난해 24명에서 10명 이상 줄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위기 극복을 위해 임원 승진 규모를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경우 ▲부사장 3명 ▲상무 8명 ▲마스터 1명 등 총 12명이 승진했다.

이 역시 지난해 ▲부사장 6명 ▲상무 15명 등 21명 승진자 대비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 분야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승진 규모가 대폭 늘었으나, 올해는 실적 악화로 승진자를 크게 줄였다.

이날 임원 인사를 발표한 SK이노베이션 역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의 임원으로 2명을 발탁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3명 임원이 승진한 것 대비 1명이 더 줄었다. SK온은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인한 일시적 흑자일 뿐 아직 적자기업이어서 승진자가 더 적은 편이다.

반면 배터리 빅3사는 축소된 임원 규모에도 불구, 기술 인재를 적극 발탁하는 데는 공을 들였다.

올해 SK온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박세훈 장비개발실장 ▲정회선 전극·화성기술실장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특히 SK온은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CEO(최고경영자)에 이어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연구개발) 실장 등을 맡으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미래 동력 확보 차원에서 경영 안목을 갖춘 차세대 리더를 중용했다. 올해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3명 중 2명이 기술 엔지니어다.

차세대 전고체 전지의 양산화 추진을 통해 기술 우위 선점을 주도한 박규성 상무, 전자재료 개발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주도한 남주영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업체들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 임원 승진 축소와 조직 슬림화, 운영 효율화 등으로 내실 다지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