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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국내 배터리 빅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임원 승진 규모가 대폭 줄었다.
배터리 업황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으며 올해 승진자를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술 인재는 전진 배치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5일 국내 배터리 빅 3사가 단행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분석해보면 각각 ▲LG에너지솔루션 14명 ▲삼성SDI 12명 ▲SK온 2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임원 승진 규모는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2명 ▲상무 신규선임 10명 ▲수석연구위원(상무) 신규선임 1명으로 지난해 24명에서 10명 이상 줄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위기 극복을 위해 임원 승진 규모를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경우 ▲부사장 3명 ▲상무 8명 ▲마스터 1명 등 총 12명이 승진했다.
이 역시 지난해 ▲부사장 6명 ▲상무 15명 등 21명 승진자 대비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 분야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승진 규모가 대폭 늘었으나, 올해는 실적 악화로 승진자를 크게 줄였다.
지난해 3명 임원이 승진한 것 대비 1명이 더 줄었다. SK온은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인한 일시적 흑자일 뿐 아직 적자기업이어서 승진자가 더 적은 편이다.
반면 배터리 빅3사는 축소된 임원 규모에도 불구, 기술 인재를 적극 발탁하는 데는 공을 들였다.
올해 SK온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박세훈 장비개발실장 ▲정회선 전극·화성기술실장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특히 SK온은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CEO(최고경영자)에 이어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연구개발) 실장 등을 맡으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끌었다.
차세대 전고체 전지의 양산화 추진을 통해 기술 우위 선점을 주도한 박규성 상무, 전자재료 개발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주도한 남주영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업체들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 임원 승진 축소와 조직 슬림화, 운영 효율화 등으로 내실 다지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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