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소량의 다크 초콜릿을 주 5회 이상 먹으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감소한다는 관찰연구 결과가 나왔다. 효과를 보려면 한 번에 약 28그램 정도만 먹어야 하며 0에서 5회로 섭취 빈도가 증가할수록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크 초콜릿은 효과가 없었다. 밀크 초콜릿 섭취는 장기적으로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다. 체중 증가는 제2형 당뇨병 발병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초콜릿은 다크, 밀크, 화이트 등으로 나뉜다. 각각 코코아, 우유, 설탕 함량이 다르다.
“다크 초콜릿과 밀크 초콜릿은 설탕, 지방 함량이 비슷하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는 다크 초콜릿의 카카오 함량이 더 높다는 점이다”라고 의학 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4일(현지시각) 발표한 논문의 제1저자인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 박사과정 학생 빈카이 리우(Binkai Liu)가 말했다.
논문을 쓴 리우는 “카카오의 플리바놀 함량이 다크 초콜릿과 밀크 초콜릿 간 효과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미국의 간호사와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3개의 장기 연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4년마다 실시된 음식 섭취 빈도 설문 조사를 분석하여 19만2028명의 총 초콜릿 섭취량과 제2형 당뇨병 위험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어떤 형태든 초콜릿을 섭취한 참가자는 11만1654명,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25년 이었다.
연구기간 중 1만8862명이 제2형 당뇨병에 걸렸다. 연구결과 유형에 상관없이 한 번에 약 28그램의 초콜릿을 주 5회 이상 섭취한 사람들은 초콜릿을 거의 먹지 않거나 전혀 먹지 않은 사람들(대조군)에 비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10% 낮았다.
초콜릿 섭취자 중에는 4771명이 제2형 당뇨병에 걸렸다. 다크 초콜릿을 주 5회 1회 분(28그램)씩 먹은 이들은 대조군 대비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21% 낮았다. 체중 증가도 거의 없었다. 반면 밀크 초콜릿은 섭취량이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로스팅한 카카오 나무 열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다면 당뇨병 예방을 위해 다크 초콜릿을 꾸준히 섭취하라고 권장할 수 있을까.
초콜릿은 초가공식품으로 분류한다. 2023년 9월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가 10% 증가할 때마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1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티우다키스 박사는 다크 초콜릿 대신 블루베리, 블랙베리, 석류, 사과 같은 플라바놀 함량이 풍부한 대체 식품을 추천했다.
아울러 “레드 와인에도 플라바놀이 포함되어 있지만, 역시 와인을 추천하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은 한 방울만 마셔도 인체에 해롭게 작용할 위험이 높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3년 12월 발표된 연구와 상반되었는데, 해당 연구에서는 카카오 섭취가 당뇨병에 어떤 이점도 없다고 결론지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