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신현대 최고 높이 250m… 조합안 263.5m서 13.5m 줄여 1층 필로티 높이 낮춰 조정 한강 최근접 주동은 20층으로 제한 향후 한강변 재건축 참고서 될 듯
Q. 압구정 2구역은 재건축 이후 어떻게 바뀌나요?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정비사업 수권분과위원회를 열고 압구정 2구역 정비계획을 수정 가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압구정 2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34 일대 19만2910㎡로 재건축을 통해 12개 동, 2606채 규모 단지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Q. 한강변에 지나치게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 ‘한강 장벽’이 되는 것 아닌가요?
“시장에서는 초고층 아파트가 지나치게 뚱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초고층 아파트인 용산구 이촌동 첼리투스(최고 56층)는 동 바닥면적이 840㎡지만 압구정 2구역 개발안에는 바닥면적이 1300㎡인 동이 70층까지 솟는 것으로 구상됐기 때문입니다. 한 층에 중대형 평형이 5가구 이상 배치되면서 벌어진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개선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초고층이면 한 층에 일정 가구 이상을 배치하지 못하게 해 뚱뚱한 건물을 짓지 못하게 막는 등 경관 관리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서울시는 단지 구조를 ‘병풍식’에서 ‘텐트식’으로 바꿔 위압감을 낮출 계획입니다. 높이가 낮은 건물을 한강에 가깝게 배치하고 단지 안으로 갈수록 건물이 높아지는 스카이라인을 구성한다는 것이죠.
Q. 최고 높이는 조합 개발안 대비 어떻게 결정됐나요?
“사실상 조합안이 받아들여졌습니다. 6월 조합 공람안에서는 최고 높이가 263.5m였으나 심의 이후 13.5m가 줄었습니다.
높이 조정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높이는 2구역 내 가장 높은 70층 건물에 있는 1층 필로티(벽 없이 기둥만 있는 구조) 높이와 같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이 필로티 높이가 일반 아파트 4개 층 수준이라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서울 내 아파트 단지에서 필로티 높이가 6m 이상인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건설은 시공사로 선정된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 현장에서 6m 필로티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겠다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첼리투스와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내 필로티 높이가 9m로 높은 편입니다.”
“건물 위치를 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해당 건물은 단지 외부에 있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공원 용지(현 공영주차장)와 제일 가깝습니다. 일반인이 한강으로 지나갈 때 이용하는 공공보행통로와도 맞닿아 유동 인구도 많은 지점이죠. 따라서 가장 낮은 층에 있는 세대를 일반 아파트 4층 높이로 올려 세대 내부가 보이지 않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층 세대가 한강, 압구정 고가 등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필로티 높이를 꼭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 이때는 층수를 줄이거나 층고를 조절해야겠죠. 현재 조합이 제출한 개발안은 최고 70층에 층고가 3.5m입니다. 층고를 0.2m씩 낮추면 건물 높이는 14m가 줄어 250m 이내가 됩니다. 1층에 조성할 로비 또는 커뮤니티 규모 등에 따라 최종적인 건축 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이번 심의에서 다른 단지가 참고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변화는 층수 대신 높이만 규제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7월 서울시가 발표한 신통기획안에서는 최고 높이를 ‘50층 안팎’으로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또 한강변 첫 주동 계획을 주목해야 합니다. 인근 압구정 3구역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3구역 공람안에 따르면 한강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70층 높이 동과 20층 높이 동이 맞붙어 있습니다. 2구역과 같은 원칙으로 심의한다면 3구역도 두 동을 분리해야겠죠. 일반인이 자유롭게 오가는 공공보행통로 설치 여부와 텐트형 높이 계획도 심의사항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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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