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 청약 경쟁률 3년만에 최고 평균 154대 1… 작년 2.7배 수준 178채 모집에 9만명 몰린 곳도 부정 청약 상반기에만 127건 적발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공급 가뭄 속 ‘로또 분양’이 이어지며 청약 경쟁률이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단기 수익을 노리고 무분별하게 청약에 뛰어들었다 대거 계약을 포기하거나 위장 이혼·전입 등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청약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공급량이 올해보다 더 줄어들 내년에도 인기 지역 청약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총 청약자 수(51만2794명)는 최근 4년간 중 가장 많았다. 평균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2021년(28만2475명)의 1.8배 수준이다.
자금이 부족한데도 무작정 청약을 신청했다가 덜컥 당첨돼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대거 나왔다. 8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특별공급에서는 당첨 물량 594채 가운데 156채(26%)가 당첨이 취소되거나 계약을 포기했다.
부정 청약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상반기(1∼6월)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 점검’ 결과 노부모나 자녀를 위장 전입시켜 부양 가족을 늘린 뒤 청약에 당첨된 사례 등 총 127건이 적발됐다.
경쟁이 치열해져 당첨자들의 청약 가점 기준이 높아지자 외려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71만9542명이다. 2022년 5월(2859만7808명) 대비 6.6% 감소했다.
다만 청약 열기가 인기 지역에 국한되면서 서울과 비(非)서울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 6만6776채 중 98.5%는 비서울 지역에 몰렸다. 지역별로는 경기(9521채)에 가장 많았고 대구(8864채) 경북(7507채) 경남(5507채) 부산(4871채) 등 순이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드는 만큼 강남 등 인기 지역의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지겠지만 지방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쌓여 있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