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욱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
1990년대 청년 시절, 해양수산부(당시 수산청)에 입직해 만난 바다와 어촌은 활기차고 풍요로웠다. 풍족한 수산자원과 아름다운 경관,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어촌과 바다는 나에게 기회이자 미래였고, 치열한 일터이자 위안을 주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어촌은 우리 청년 세대에게도 밝은 미래가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비치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어깨가 많이 무거워진다.
어촌이 직면한 현실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기후변화와 수산자원의 고갈,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촌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기회’라고 했던가. 어촌이 처한 현실이 어렵고 낙후된 곳이 아니라, 미래가 있는 희망찬 곳으로 탈바꿈해 나가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조에 힘입어 한국어촌어항공단은 정부 정책이 어촌이라는 공간에서 잘 실현돼 어촌의 고유자원과 외부의 재원이 만나 상생의 가치가 배가 될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어촌이 수산물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가공과 유통, 관광과 문화, 그리고 그 이상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우리의 어촌다움을 새롭게 가꿔가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그리고 다양한 체험과 지역 수산물을 보유하고 있는 전국 135곳의 어촌체험휴양마을에서는 관광사업을 추진하며 방문객에게 행복한 경험을 제공해 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최근 몇 년 새 사회 분위기는 크게 바뀌고 있다. 관광 수요와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어촌관광은 신선한 자극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공단은 그 답을 ‘민간’과 ‘청년’에게서 찾고 있다. 먼저, 민간기업과 협력해 어촌만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관광모델을 개발하고 상품화를 추진한다. ‘바다라면카페’와 ‘어촌공유서재’ ‘수산미식페스타’ 등이 그것이다. 또한 민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협업해 어촌특화상품과 체험프로그램을 상품화함으로써 도시민이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청년의 어촌 참여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귀어인에게 양식장을 임대하고 초기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내년부터 정부 주도로 어업 일자리와 연계한 청년 주거 단지를 규모 있게 조성해 청년이 어촌으로 출근하고, 어촌에서 창업하고, 어촌공동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홍종욱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