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
해외 금융기관들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1%대 후반 전망이 줄 잇는 가운데 1%대 중반 예상까지 나왔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가 멈춰 서면서 ‘트럼프 리스크’ 대비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IB) 씨티는 1.8%였던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후년 전망은 1.7%에서 1.6%로 낮췄다. 해외 IB들의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1.8%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내수 침체 장기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위축 등이 이유다.
계엄 사태는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을 넘어 고공행진 중이고, 외국인들은 연일 수천억 원어치 한국 주식을 팔고 있다. 반도체 특별법 등 각종 지원 법안, 규제 완화 법안의 국회 통과를 기대하던 기업들은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렁에 빠지자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게다가 각국이 트럼프 쇼크 대비책을 세우느라 분주한 가운데 한국은 계엄 사태로 산업·통상 기능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 반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플로리다까지 달려갔다. 일본은 대미 무역흑자 감축을 위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를 검토 중이다.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정부 각 부처는 성장동력 강화, 통상전쟁 대비 같은 업무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국회도 경제 문제에 대해선 진영 논리를 초월해 협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