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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체육회장, IOC위원 임기 연장 무산

입력 | 2024-12-06 03:00:00

스포츠공정위, ‘위원 연장’ 전제
‘李 3선 도전’ 심사때 후한 점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사진)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 연장에 실패했다.

IOC 집행위원회는 내년 3월 그리스에서 열릴 예정인 제144차 IOC 총회에 제출할 재선거 위원 10명과 임기 연장 위원 1명의 명단을 확정해 5일 발표했다. 내년 12월에 정년(70세)을 채우는 이 회장은 임기 연장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된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려면 대한체육회장 직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번 임기 연장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내년 1월 14일 열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정년 이후에는 더 이상 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이 회장과 같이 내년 70세가 되는 스피로스 카프랄로스 위원(그리스)은 임기 연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개인 자격으로 IOC 위원이 된 카프랄로스 위원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4년 더 IOC 위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달 12일 이 회장의 체육회장 3선 도전 승인 심사 때 이 회장의 IOC 위원 임기가 연장되는 것을 전제로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스포츠공정위 전체 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정량평가(50점 만점) 중 국제기구 임원 진출 항목(10점)에서 8점, 정성평가(50점 만점) 중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계획·가능성 항목(20점)에서 16점을 받았다. 이 회장을 평가한 소위원회는 기준(100점 만점 중 60점 이상)을 웃도는 76점을 줬고, 11명이 참석한 전체 회의에서 9명이 이 회장의 3선 도전에 찬성했다.

이 회장은 직원 부정 채용과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스포츠공정위 심사에서는 범죄사실 없음에서 5점 만점, 단체운영 건전성에서 10점 만점을 각각 받았다. 스포츠공정위원 15명을 모두 이 회장이 임명해 문체부는 ‘체육회장이 자기가 임명한 스포츠공정위원들에게 임기 연장 심의를 맡기는 건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