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노동단체 촛불행진 이어가 조계종 “암울한 역사 재현” 비판 “우리 힘으로 민주주의 지킬 것” 대학가 탄핵 요구 시국선언 확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전국의 시민·노동단체에 이어 종교계까지 이어졌다. 대학생들도 시국선언에 이어 ‘시국대회’까지 예고하는 등 윤 대통령 퇴진 운동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빌딩 앞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등 경찰 추산 700명(주최 측 1000명)이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오후 5시경엔 국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석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체포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이들은 ‘내란행위 즉각 수사’ ‘윤석열 탄핵’ ‘위헌계엄 내란 시도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주장했다.
종교계도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5일 총무원장 진우 스님 명의로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과거의 암울했던 시기에나 있었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가 21세기에 다시 일어났다. 이는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의 후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생 ‘尹 퇴진’ 요구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학생들이 전체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휴대전화의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호남과 제주 대학생들도 시국선언에 합류했다. 전북대 총학생회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최초의 대학생 시위인 4·4시위를 조직했던 전북대 총학생회는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했다. 제주대 학생들도 ‘우린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라는 구호와 함께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대학생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는 ‘시국대회’도 예고됐다. 고려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19개 대학의 시국선언 학생들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등 10개 학교 총학생회장들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신촌 일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올 2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던 졸업생이 쫓겨난 ‘입틀막 사건’이 발생했던 KAIST 교수진들도 시국 성명서를 발표했다. KAIST 교수진은 “2월 이곳 학문의 전당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민주적 가치가 훼손됐음에도 침묵했다. 이 같은 횡포가 온 국민을 향하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며 목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