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수도권 등 곳곳에 ‘대설경보’가 지속하며 강한 눈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 서울은 117년 만에 11월 중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2024.11.28. bjko@newsis.com
올해 한국의 가을(9~11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2.7도 높은 16.8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시기인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봄과 여름에 이어 가을까지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해 전체 평균 기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9월 폭염과 11월 폭설
기상청이 6일 발표한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을은 9월 초부터 매우 높은 고온으로 시작해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상공에 맑은 가을 날씨를 선사하는 이동성 고기압이 자주 지나가면서 강한 햇볕으로 인한 일사량이 늘었고, 한반도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자주 유입돼 기온이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9월 18일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가 물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4.9.18 뉴스1
높은 해수면 온도 탓에 11월 하순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해수면 온도와 기온 차이가 커지면서 서울 28.6cm, 인천 26cm, 수원 43cm 등 세 지점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 기상청은 “해수면 온도와 대기 온도 차이가 22도보다 클수록 대설이 더욱 강하게 발생한다”며 “수도권 지역에 대설이 발생한 11월 27일 서해 해수면 온도는 15도 안팎이었고 고도 약 3km 상공 기온은 영하 20도로, 기온차가 35도까지 달했다”고 설명했다.
밤새 폭설이 내린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거리 나무에 눈이 잔뜩 쌓여 있다. 2024.11.28 서울=뉴시스
● 기상청장 “올겨울 이상기후 대비”
9월 21일 창원(397.7㎜), 부산(378.5㎜), 거제(348.2㎜)에는 하루 만에 폭우가 쏟아지며 9월 기준 각 지역 하루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충남 서산, 충북 청주, 전북 장수·군산에서도 9월 일강수량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 11월 1~2일에는 제21호 태풍 ‘콩레이’에서 변질된 온대저기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11월 1일 제주에는 238.4㎜의 비가 내려 11월 일강수량 기준 역대 1위 기록을 다시 썼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 가을철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9월에 폭염이 발생할 정도로 더웠고 11월 말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과는 다른 계절을 경험했다”며 “최근 기후 변동성이 커진 만큼 겨울철에도 단시간에 급격히 발생하는 이상기후가 발생할 수 있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