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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 “계엄령 선포 깊은 우려…韓 민주적 절차 승리할 것”

입력 | 2024-12-06 14:08:0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1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 기념 악수를 하고 있다. 2024.11.15 외교부 제공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통화하고 최근의 계엄령 선포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며 양국의 동맹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조만간 일본만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국과 일본을 함께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엄 후폭풍에 양국 협력 관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무부에 따르면 이날 블링컨 국무장관은 조 장관과 통화하며 한국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령이 해제된 것을 환영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대한민국의 민주적 회복력에 대한 확신을 전달했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 태평양의 번영과 안정을 위해 강력한 한미일 동맹을 확인하고 한미 양자 관계의 진전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동맹과 우리의 약속은 여전히 철통같고 미국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동맹에 대한 어떠한 도발이나 위협에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미 국방부는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일본만 방문한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의 13번째 인도·태평양 방문인 이번 일정은 역내에서 미국의 동맹·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평화, 안보, 번영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한 국방부의 역사적 노력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오스틴 장관이 다음 주부터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해 미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지만 한국은 제외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가까운 시일 내에 오스틴 장관이 방한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었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당초 오스틴 장관은 마지막 한일 순방을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뤄진 양자 동맹 강화와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차기 행정부에서도 지속적인 동맹을 강화해 나갈 것을 당부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사태의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4, 5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핵협의체(NCD) 회의 취소 이유를 묻는 질문에 라이더 대변인은 “한국에서 일들을 감안하면 신중한 조치”라며 “주한미군 태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동맹의 근간인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하는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엄령 선포가 개인의 권리와 자유에 미치는 영향은 확실히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국회 투표에 따라 계엄령을 철회한 것은 불확실한 시기에 대한민국이 보여준 민주적 회복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