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관련 현안보고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홍장원 1차장은 “체포 대상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라고 밝혔다. 2024.12.06. 뉴시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 차장에 따르면 체포 대상자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민주당 정청래 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김명수 전 대법관, 방송인 김어준 씨,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등이 포함돼 있었다. 홍 차장은 지시사항을 일체 이행하지 않자 경질지시가 내려졌다고도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이날 홍 차장이 국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3일 저녁에 대통령이 (홍 차장에게) 두 번 전화를 했는데 20시 20분경에 온 전화는 받지 못하고 20시 22분에 홍 차장이 전화를 하니 ‘한두시간 후에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전화기를 잘 들고 대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더라”고 했다. 이에 홍 차장은 집무실에서 대기했고, 비상계엄이 발표된 뒤인 오후 10시 53분경 윤 대통령이 다시 전화를 걸어와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 줄테니 방첩사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말했다고 홍 차장은 밝혔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약 6시간 만에 끝이 났다. 다만 홍 차장은 비상계엄과 같은 군 개입이 재차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 차장은 비상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그의 후임으로 지명된 최병혁 주사우디대사를 두고 “(두 사람은)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국방포럼을 같이 한 사이”라며 “김 전 장관 영향력 아래에 있는 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군 지휘관 모두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대통령이 마음 먹으면 김 전 장관 뒤에서 움직여 이 문제를 엎으려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문제 있다고 주장하는 나를 경질할 게 아니라 특전사 수방사 방첩사를 조사해야 하는 데 (나를) 경질한 걸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