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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불안 차단하겠다” 금융당국, 5대 금융지주 회장 소집 검토

입력 | 2024-12-08 15:18:00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12.2/뉴스1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금융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을 점검하고 취약계층 자금 공급 현황 등을 논의하고자 업권을 넘어 금융지주 수장들을 소집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8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를 마친 뒤 김병환 위원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개최한다. 간부회의에서는 금융시장의 확대된 변동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KB,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산업·수출입·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수장들까지 참여하는 긴급 점검회의 개최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주 회장들과 만나 시장 현안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뿐 아니라 금융감독원도 업권별 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있다. 이달 5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6일 보험사 최고리스크담당자(CRO) 간담회를 가졌으며 9일에는 은행 여신·자금담당 부행장 간담회, 10일에는 저축은행 CEO 간담회를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행보는 정치적인 상황이 금융시장의 위험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까지 급등(원화 가치 급락)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앞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9.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에서 환율이 142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22년 11월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이어지면 금융지주의 자본 건전성이 낮아질 수 있다. 5대 금융지주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높아질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종전 대비 0.01~0.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고환율은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산업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들에게 대출을 내주며 수익을 거둬온 주요 시중은행 입장에선 연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은행권뿐 아니라 저축은행·새마을금고중앙회 등 2금융권도 돌발 사태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인해 최근 자산 건전성 악화, 수익 부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작은 변수 하나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증시와 채권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10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와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등의 준비를 마무리지은 상황이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주의 상황을 살펴보고 자금 투입 시기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