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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6명… ‘김건희 특검법’ 與 이탈표 늘어

입력 | 2024-12-08 19:27:00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0명→4명→6명.’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여당 내 이탈표가 가결 기준인 8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7일 국회에서 세 번째 재표결에 부쳐진 김건희 특검법이 또 부결됐지만 이탈표 수가 ‘특검법 반대 당론’에도 올해 2월과 10월 재표결 때보다 늘어났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8일 “비상계엄 사태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검법 이탈표도 지금보다 늘어나 결국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회는 전날 오후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무기명 재표결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의결에 부쳐진 특검법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300명) 중 과반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2표가 모자라 부결된 것. 국민의힘 의원이 108명인 것을 고려하면 최소 6명이 ‘특검법 부결’ 당론에도 불과하고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첫 특검법 재표결 당시에는 출석 의원 281명 중 찬성 171명, 반대 109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여당 내 이탈표 없이 오히려 야권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10월 두 번째 특검법 재표결 때는 출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기권 1명, 무효 1명으로 폐기됐다. 최소 4명이 이탈한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이 늘어나는데 이탈표도 같이 늘어난 것이다.

당내에서는 특검법 이탈표가 늘어난 것이 비상계엄 사태에서 보여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비상계엄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선 상태다. 계엄 사태 수습을 제대로 못 해 민심이 악화하면 김건희 특검법을 더는 당론으로 막을 명분이 없다”고 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이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사 의혹 등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당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여당 내 우려도 여전하다. 한 여당 수도권 의원은 “재·보궐선거, 총선 개입 의혹을 들여다본다는 이유로 당사를 압수수색할 것”이라며 “괜히 당이 휩쓸려 갈 수 있어 지금은 반대한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