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우주선 안전 문제 불거져 트럼프-머스크, 화성탐사 집중 전망 “발사 일정 등 장담하기 어려워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유인 우주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탐사 일정을 다시금 연기했다. 우주인을 태운 탐사선이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은 2025년 9월에서 2026년 4월로, 우주인이 달에 착륙하는 3호는 2026년 9월에서 2027년 중반기로 일정이 미뤄졌다.
5일(현지 시간)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일정이 연기됐지만) 2030년까지 달 표면에 착륙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계획보다는 훨씬 앞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달 탐사 분야에서 각각 대규모 국제 프로젝트를 조성해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NASA는 당초 올해 11월 수행될 예정이었던 아르테미스 2호를 내년 9월로 연기한 데 이어 두 번째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연기가 결정된 것은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오리온 우주선의 안전 문제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우주인이 탑승하는 오리온 우주선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인간착륙시스템(HLS)이 사용된다. 오리온을 타고 간 우주인들이 달 궤도에서 스타십 HLS로 갈아탄 뒤 달에 착륙하고 다시 달 궤도에서 오리온으로 옮겨 지구로 돌아온다.
다만 내달 20일 취임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측근인 머스크가 달보다는 화성 탐사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아르테미스 계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아르테미스는 이미 양당 합의하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무리 없이 진행되겠지만 발사 일정 등은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넬슨 국장이 차기 NASA 국장으로 지명된 머스크의 측근 재러드 아이작먼 시프트4 페이먼츠 창업자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계획에 따라 아르테미스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한국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올해 10월 NASA와 아르테미스 연구협약을 맺은 바 있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연기와 상관없이 우주청과 NASA 간 아르테미스 관련 협력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