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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농사-업무 도와… 제주 일상 바꾼다

입력 | 2024-12-09 03:00:00

도, 2035년까지 AI·디지털 대전환
1차산업-의료-교육-복지-교통 등… 모든 분야에 첨단기술 도입해 운영
농작물 생육 상태-수확시기 분석… 생성형 AI가 24시간 민원 상담도



제주도는 4일 사회 전반에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인공지능(AI)·디지털 대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운데)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네이버클라우드와 초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제주도 제공


2030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사는 정모 씨(70)는 인공지능(AI) 반려로봇이 아침부터 부산을 떠는 바람에 잠에서 깼다. AI 반려로봇이 정 씨의 ‘혈액 내 염증 수치’가 높다며 동네 보건소 방문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곧장 보건소로 향해 원격으로 연결된 대형 병원 전문의와의 상담 끝에 염증 수치를 낮출 수 있는 약을 처방받았다.

2035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오모 씨(68)는 매년 고민을 안겨주던 방제 및 수확 시기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농장에 AI 기술이 도입돼 농작물 생육 상태와 병해충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데 이어 최적의 수확 시기까지 제안해주기 때문이다. AI가 없던 시절에는 시기를 잘못 맞춰 방제나 수확을 2∼3번 하는 경우가 있었다.

제주도가 미래 도민의 일상을 이처럼 ‘AI·디지털화’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4일 제주 AI·디지털 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고 1차 산업부터 의료, 교육, 복지, 교통 등 모든 분야에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로드맵이 실질적인 도민 체감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2035년까지의 단계별 실행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시급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과제부터 추진하되, 분기별로 성과를 점검하고 도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추진 동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네이버클라우드와 초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제주도는 먼저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현금 없이 교통과 쇼핑, 숙박을 즐길 수 있는 간편결제 시스템을 보편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관광 상품과 할인 혜택으로 관광 경쟁력을 높인다. 1차 산업에서는 농작물 생육 상태와 병해충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수확 시기를 제시해 농가 소득을 높인다. 양식장에는 스마트 기술이 적용돼 어업인의 작업 부담은 줄이는 대신에 생산성은 향상시킨다. 도민의 안전을 위한 첨단 시스템도 구축된다. AI 폐쇄회로(CC)TV가 사고와 범죄를 사전에 감지하고, 재난·재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발동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AI 진단과 원격 협진 시스템으로 대도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원격 협진 시스템은 응급 상황에서도 신속한 전문의 진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평생학습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행정 서비스는 24시간 운영된다. 생성형 AI가 상시 민원 상담을 제공하고, 공무원들은 스마트 업무 환경 속에서 정책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AI·디지털 대전환 로드맵은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실행계획”이라며 “제주를 글로벌 디지털 허브로 만들고, 이를 통해 창출되는 혜택이 모든 도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