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뉴시스
8일(현지 시간) 미 NBC뉴스는 트럼프 당선인과 6일 사전 녹화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인터뷰는 크리스틴 웰커 앵커가 진행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에 대한 방어막 역할을 해온 유럽 군사 동맹인 나토에 미국을 계속 두지 않겠다”며 “그들이 청구서를 제대로 지불한다면 나토에서 미국의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금 확인한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가능하다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는 내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미국으로부터 많은 군사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걸 아마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위한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에 대한 관세 인상 공약도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웰커 앵커가 “미국 가정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냐”고 묻자,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집권 1기 당시 사임을 압박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대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도 중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자신의 자녀들을 백악관 보좌관으로 합류시키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대량 추방을 실시할 것이며, 출생 시민권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수정헌법 제14조는 부모의 출신과 관계없이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헌법 개정을 고려할 것이다”고 했다. 다만 어린 시절 불법적으로 미국에 끌려와 수년 동안 미국에서 살아온 ‘드리머스’들이 미국에 계속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입법 해결책에 대해서는 열려 있다고 전했다.
또 재임 첫날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에 가담해 수감돼있는 지지자들을 전부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서 지나치게 가혹한 대우를 견뎌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