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대규모 집회서 빛난 시민의식 음식-커피로 집회 참석자들 응원… 결제 인증후 “군인-경찰도 이용을” “안전 시위!” 질서 지켜 사고 막아… MZ세대는 응원봉 들고 나오기도 “정치인에 받은 상처, 이웃이 치유”
여의도선 “윤석열 탄핵”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시민들이 ‘윤석열을 거부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기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집회 참석 시민들을 위해 카페와 음식점에 선결제를 해뒀으니 가서 이용하라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사진 출처 X(엑스)
● 집회 못 가는 대신 ‘선결제’ 참여
8일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소속 학생 일부는 집회 시민들을 위해 김밥 100여 줄을 선결제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선결제 인증 글을 올리면서 “군인이나 경찰도 이용하시고, 부디 시민을 해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여의도의 선결제 매장을 지도로 보기 좋게 정리한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고맙다”며 감동을 표했다. 7일 집회에 참석한 뒤 선결제 커피와 핫팩을 받았다는 직장인 최지은 씨(28)는 “국민이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 카페에서 선결제 샌드위치를 받았다는 안모 씨(30)는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마음을 주변 이웃에게서 치유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 시민들 “안전하게 시위하자” 질서 정연
광화문선 尹 지지 집회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부결되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국민의힘 표결 불참으로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3시 국회 앞에서는 시민단체 촛불행동 주최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3000여 명이 참석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체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국회 표결을 무산시킨 여당을 비판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전북 군산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윤석열퇴진군산시민행동’은 9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이 확실시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무기한 집회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날 정치학자 573명도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