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마친뒤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4.12.7/뉴스1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밖으로 퇴장한 가운데 당론을 거스르고 투표권을 행사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시민들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고 표결 참여 이유를 밝혔다.
사상 첫 시각장애인 여성 국회의원인 김 의원은 8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표결 참여 이유에 대해 “야당을 위해 한 것이 아니라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 분을 대신해서 들어간 것이다. 국회의원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7일 탄핵 표결이 있던 날,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무엇보다 시민들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며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계엄 선포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도 나오지 않아 만약 전시 상황이었다면 이분들이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시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표결 참가 뒤 “당원들로부터의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나가라’, ‘사퇴해라’는 음성 메시지들이 많았다”며 “나는 당론을 어길 거야라며 어긴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민주당도 꼭 필요한 예산, 삭감된 것 중에 정말 해야 되는 예산, 증액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챙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는 7일 오후 5시 3분경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안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모두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고, 김 여사 특검법 투표 후 본회의장 밖으로 퇴장해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는 전략을 썼다.
이후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왔고, 국민의힘 소속 중에는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단 3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