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 살해 혐의 1심 “비난동기 살인 판단”…무기징역 선고 “데이트폭력 경각심·엄벌 필요성 제기돼” 사형 구형했던 검찰, 박학선 모두 불복 항소
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해 혐의로 구속된 박학선 씨가 7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06.07.[서울=뉴시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학선(65)의 항소심이 내달 시작된다. 1심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학선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오는 1월16일 오후로 지정했다.
박학선은 피해자 60대 여성 A씨와 교제했던 사이로, A씨의 딸 B씨 등 가족들이 교제를 반대하고 피해자도 이별을 통보하자 지난 5월30일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들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도주 중 범행 현장 인근 아파트 공원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박학선의 범행으로 A씨가 현장에서 숨졌고, 30대 B씨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1심은 박학선의 ’우발적 살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보복이나 금전·관계유지 등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저지른 ’비난동기 살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은 ”우발적이라고 보기에는 범행 방법이 집요하고 잔혹하고 목숨을 끊는 데 집중했다“며 ”사실상 불륜 관계 유지를 위해 그 관계에 방해된다고 판단된 피해자의 딸을 살해한 것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향후 가족이나 교제 상대방에게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서 폭력 범죄를 재범할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며 ”최근 데이트폭력에 대한 경각심과 엄벌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점 등을 비춰볼 때 일반동기 살해보다 더 높게 볼 필요가 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이었던 점 ▲피해자들이 극도의 공포 속에서 무자비하게 살해됐고 유족이 여전히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항소 이유로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