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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LPBA 5개 대회 연속 우승 후 “물 흐리지 않겠다” 선언 이유는?

입력 | 2024-12-09 10:52:00


개인전 30연승을 질주한 김가영(오른쪽). PBA 제공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그렇다고 물을 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마녀’ 김가영(41·하나카드)이 프로당구(PBA)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2024’ 정상까지 차지했다.

김가영은 8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여자부(LPBA) 결승에서 김보미(26·NH농협카드)를 4-2(11-0, 11-6, 11-4, 3-11, 9-11, 11-1)로 물리쳤다.

김가영은 이로써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휴온스 챔피언십 △N농협카드 챔피언십에 이어 5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썼다.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김가영. PBA 제공

남녀 프로당구를 통틀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김가영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당구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56·벨기에)이 2021~2022시즌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김가영은 “운이 좋았다. 실력이 좋아도 연속으로 우승할 수 있는 비결은 없다. 여러 조건이 잘 맞았던 것”이라면서 “조금 더 성장해 더욱 단단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영이 프로당구 데뷔 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이번이 통산 12번째다.

프로당구 출범 이후 두 자릿수 우승을 기록한 선수는 김가영뿐이다.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 경기를 치르고 있는 김가영. PBA 제공

김가영은 이날까지 역시 프로당구 역대 최다인 개인전 30연승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이 부문 2위 기록 보유자 역시 쿠드롱이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4000만 원을 더한 김가영은 시즌 상금 2억900만 원을 기록하며 LPBA 선수로는 처음으로 단일 시즌 상금 2억 원 시대를 열었다.

김가영은 통산 상금에서도 5억4180만 원으로 LPBA 역대 1위(전체 5위)다.

LPBA에서 유일하게 1.0이 넘는 애버리지를 기록 중인 김가영. PBA 제공

시즌 애버리지 1.22점으로 LPBA 1위인 김가영은 남자 프로당구(PBA) 진출 의사를 묻는 말에는 “내가 PBA에서 뛰는 건 물을 흐리는 셈”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김가영은 “남자부는 애버리지 1.5점 이상인 선수들이 경쟁하는데 1.2~1.3점을 기록하는 선수가 경쟁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열심히 훈련해 애버리지 1.5점을 기록한다면 남자부 물을 흐리는 건 아닐 것”이라며 웃었다.

여자 3쿠션 세계랭킹 1위 테레사 크롬펜하우어(41·네덜란드)는 남자부 경기에 출전하기도 한다.

데뷔 첫 우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룬 김보미. PBA 제공

김보미는 지난 시즌 왕중왕전으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김가영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려 했지만 이번에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보미는 지금까지 세 차례 결승에 올랐는데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보미는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는데 마지막 투어에서 결승에 올라 (32명이 겨루는) 왕중왕전에 갈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결승에서 이기기 힘든 경기력이었다. 김가영보다 준비가 부족했다는 걸 받아들인다”고 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