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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부친 “내일 스웨덴 수상식엔 참석 안해…마을 행사때 탄핵 촛불 드는 것 아닌가 싶다”

입력 | 2024-12-09 15:59:00


9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한승원 문학학교에서 한 주민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식 축하행사가 열리는 내부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정말 축하합니다.”

한승원 작가는 9일 오후 1시경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촌마을 해산토굴에서 본보 기자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당연히 아버지로 딸 수상을 축하할 일이지만 축하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10일 밤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일 저녁 잠을 자다가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시간에 깨어나면 TV로 수상식을 지켜보겠다. 아니면 잠을 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을 자치회에서 수상식에 맞춰 축하행사를 개최하지만 딸이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이 첫 발표될 때 잔치, 축하행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강 작가는 수상소식이 전해진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작가는 “마을 자치회에서 축하행사보다 탄핵을 촉구하며 촛불을 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령이고 몸이 불편해 노벨문학상 수상식이 열리는 스웨덴에 가지 못했다. 진심으로 딸의 수상을 축하 한다”고 거듭 밝혔다.

정형구 한승원 문학학교 해설사(65)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식 때 주민들 모두가 문학학교에 모영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원 문학학교는 하루 평균 50~200명씩 전국에서 문학탐방을 오고 있다. 한 작가는 학생들이 단체탐방을 올 경우 직접 해설을 해주기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리는 10일 오후 4시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도민 축하 행사를 연다. 광주시는 10일 오후 8시부터 시민홀에서 축하행사를 갖는다. 장흥군은 스웨덴 현지 노벨상 시상식 시간에 맞춰 10일 오후 11시 40분부터 한승원 문학학교에서 축하 행사를 연다. 율산마을 주민 박신자 씨(74)는 “10일 밤 주민들 모두 모여 한강작가 수상식을 지켜보며 축하하고 떡국, 간식을 나눠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