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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소라’, 몇마디면 20초짜리 동영상 ‘뚝딱’

입력 | 2024-12-10 03:00:00

오늘 韓등 비유럽국가에 1차 출시
“강력한 워터마크로 안전확보 최선”
만 18세 미만은 사용 못하게 막아
상업적 활용 가능한 제품도 선보여



오픈AI가 10일(현지시간) 정식 출시한 동영상 AI ‘소라(Sora)’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오픈AI


오픈AI가 10일(현지시간)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소라(Sora)’를 영국과 유럽연합(EU)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에 공식 출시한다. 한국 역시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일상 언어로 쉽게 동영상 제작이 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영상 시장에 AI발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2월 오픈AI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자연어로 몇마디 입력하면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주는 ‘소라’를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 직후 영상제작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할리우드 배우, 촬영 전문가 등의 일자리와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오픈AI는 이 기능을 출시하지 않고, 일부 예술가를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오다 이번에 정식 출시하게 됐다. ‘소라’는 다양한 화면 비율과 해상도로 최대 20초 길이의 고화질 동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 몇 줄의 문장만 집어넣으면 원하는 동영상이 만들어진다. 자신이 가진 동영상 등 미디어 파일을 끌어와 콘텐츠를 확장·편집할 수 있다.

오픈AI 측은 ‘소라’ 출시를 앞둔 7일 본보와 인터뷰를 통해 워터마크 삽입과 유명인 얼굴 노출 차단 등 안전 문제를 보완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로한 사하이(Rohan Sahai) 오픈AI 엔지니어링 리드(담당)는 “최우선 과제는 안전이며 상당히 엄격하게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만 18세 미만은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딥페이크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며 “‘소라’는 안전 문제에 있어 상당히 보수적으로 시작하며 앞으로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AI가 10일(현지시간) 정식 출시한 동영상 AI ‘소라(Sora)’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오픈AI

사용자가 ‘소라’에서 만드는 모든 영상에는 ‘소라’에서 생성됐음을 나타내는 워터마크가 삽입된다. 이외에 소라로 생성한 영상인지를 감지하는 추가적인 메타데이터도 들어간다. 단 특정 사용자에게는 영화나 광고 제작 등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워터마크 없이 내려받을 수 있는 기능이 있는 전문가용 구독 프로그램도 있다.

안전 정책상 성 관련 아동 콘텐츠나 리벤지 포르노 등 유해 동영상을 만들려는 시도를 사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둔다. 사람의 얼굴을 사용한 영상 업로드에 대해선 특히 더욱 엄격한 검토 기준을 설정했으며, 노출 콘텐츠에 대해서 계속 차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등 유명인의 얼굴은 차단된다. 사하이 리드는 “공인 뿐 아니라 공인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수의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위험성 파악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소라의 안전 확보를 위한 50명이 넘는 레드팀을 가동,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는 “현재도 여러 단계에서 오용 패턴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매우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허용되는 콘텐츠와 금지되는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정책 관련 알림이 제품 내에서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또한 이미지 생성 AI인 달리(DALL-E) 차단 목록을 위반하는 프롬프트를 차단하거나 다시 작성하도록 하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하여 유명인 초상, 지적 재산권, 선거 관련 허위 정보와 관련된 위반을 감지하고 차단 목록에 대해서도 학습한다.

사진제공=오픈AI

할리우드를 비롯해 영상 산업계와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이들과의 협업에도 공을 들였다. 오픈AI는 올 2월부터 영화, 음악 등의 분야를 포함해 45개국 이상의 아티스트에게 3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소라’를 출시 전 미리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도 일부 아티스트들에게 소라를 무료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영화감독으로도 일하고 있는 수키 맨수르 오픈AI 아티스트 프로그램 리드는 “‘소라’로 인해 영화 제작에 많은 비용이 들이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탐구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오픈AI에서 영화계와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막대한 자금을 빌려 영화를 제작해야 했던 기존 환경을 바꿀 것이며 멋진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과 시간이 부족해 보류했던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소라’를 통해 영상산업계의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전세계가 어떻게 ‘소라’를 활용하고 기회를 창출할지 기대가 된다”고 했다.

미국 광고 제작업체인 네이티브 포린의 공동창업자인 닉 클레베로프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소련 시절 저명한 예술가였던 아버지의 영화를 제작하는 데 ‘소라’를 활용했다”며 “아버지의 삶, 그가 우리 가족들을 미국으로 데려온 과정에 대한 구어시를 만들었고 ‘소라’를 통해 시를 영상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라’는 기존 챗GPT와는 별도의 홈페이지에서 제공된다. 다만 추가 비용 없이 챗GPT플러스와 프로 이용자들은 해당 계정으로 ‘소라’를 이용할 수 있다. 오픈AI 관계자는 “‘소라’는 챗GPT플러스에서 추가 비용 없이 해당 계정을 이용해 사용할 수 있고, 매달 SD급(480p) 이하의 동영상을 최대 50개까지 생성할 수 있으며, HD급(720p)의 고해상도 동영상도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더 많은 ‘소라’ 수요에 맞춰 10배 더 많은 사용량, 더 높은 해상도, 더 긴 동영상을 포함하는 챗GPT프로 요금제가 출시됐다”고 했다. 오픈AI는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요금제를 개발 중으로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