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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관광 전략으로 생활인구 늘렸다

입력 | 2024-12-10 03:00:00

올해 2분기 생활인구 42만 명
전남 인구소멸지역 16곳 중 1위
실제 등록인구 수보다 8배 많아
대나무-찰옥수수-들꽃 축제 등… ‘1읍면 1축제’ 활성화 성과 톡톡



전남 담양군의 대표 관광지인 메타랜드. 담양군의 생활인구가 등록인구보다 8.1배 많아 전남 인구소멸지역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양군 제공


전남 담양군을 매달 한 번 이상 방문해 머문 ‘생활 인구’가 이 지역 등록 인구보다 8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향토 자원을 활용한 ‘1읍면 1축제’ 등 체류 인구를 늘리는 차별화된 관광 활성화 정책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담양군은 연간 2000만 관광객이 찾는 ‘내륙형 관광 일번지’로 도약하기 위해 문화접목 야행관광 공간 조성 사업 등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 생활인구 압도적 1위

9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의 2분기(4∼6월) 생활인구 공표 자료에 따르면 담양군의 생활인구는 41만9946명을 기록했다. 전남 16개 인구소멸지역 중 압도적 1위다. 주민등록인구는 4만5031명, 외국인 등록인구는 1062명으로 등록인구보다 8.1배 더 많은 수치다. 3분기(7∼9월) 생활인구 통계는 12월 말에 나온다. 담양군은 3분기 생활인구도 전남 인구소멸지역 가운데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활인구는 정부가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해 마련한 새로운 지표다.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 등록인구 외에도 해당 지역에 월 1차례,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인구를 포함한다. 정주 인구뿐 아니라 일정 시간, 일정 빈도로 특정 지역에 체류하는 사람까지 모두 해당 지역의 인구로 보는 개념으로, 인구감소지역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체류인구가 거주인구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행안부가 인구감소지역의 관광객 유입이 지역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여행 지출액이 1% 늘어날 때마다 고용은 0.18%, 생산은 0.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부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에 생활인구 항목을 반영하기로 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노 담양군수는 “담양은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 등 생태 관광자원이 풍부하다”며 “이런 장점을 살려 ‘여행자의 도시’를 표방하고 이를 생활인구 유입책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인구 증가로 이어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 유형별 생활인구 유입 전략 필요

담양의 생활인구 급증은 저출생과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으로 관광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담양군은 올해 대표 축제 외에 ‘1읍면 1축제’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담양을 대표하는 축제는 대나무축제, 메타세쿼이아가로수축제, 산타축제 등 3개다.

군은 올해 △4월 고비산 산벚꽃축제(금성면) △4월 몽성산 피라미드축제(수북면) △7월 찰옥수수 축제(가사문학면) △8월 한재골 수목정원 물축제(대전면) △10월 용구산 들꽃축제(월산면) 등 5개 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했는데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몰려 축제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에는 △봉산 딸기축제(봉산면) △물 구름길 축제(대덕면)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담양군은 메타세쿼이아 길, 관방제림, 죽녹원 등 3대 명품 숲에 문화접목 야행관광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담양만의 특색과 전통을 반영한 야간 경관을 조성해 낮과 밤이 모두 즐거운 담양 관광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와 함께 죽녹원 시가문화촌과 슬로시티 창평에 회의, 숙박, 미식, 휴식 등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 담스테이 확충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담양군처럼 지역의 자연·문화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으로 자치단체마다 특성에 맞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인호 조선대 행정복지학부 교수는 “지역에서 산출된 생활인구 유형이 관광형인지, 대도시형인지, 통근형인지 등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이를 통해 경제 활력이 정주인구와 생활인구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