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헌 문란 목적 폭동 공모”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10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9일 불법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계엄 사태 이후 6일 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출국금지를 당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경찰도 윤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를 검토하고, 검찰은 긴급체포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윤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에 윤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의 출국금지를 신청하라고 수사관들에게 지휘했다”며 “내란죄의 수괴와 내란죄의 중요 범죄자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해서 열심히 수사하려는 의지”라고 말했다. 이어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윤 대통령을 오늘 오후 3시 반쯤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등이 출국금지를 신청하자 바로 조치한 것.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사실상 ‘내란 수괴’로 규정하고 신병을 확보해 엄중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오 처장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출국금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까지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인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수사 대상에는 인적 물적 제한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요건에 맞으면 (윤 대통령도) 긴급체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정 사상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을 체포·구속하거나 조사한 적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12·3 내란 특검법’과 4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내란 행위 관련 의혹 일체를 다 포괄해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특검 추천 방식은 국회 추천을 완전히 배제하고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이 한 명씩 추천해서 세 명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내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탄핵소추도 검토 중이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