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무산 후폭풍] 정신 못차린 與 중진들 잇단 설화 與 내부 “성난 민심에 기름 부어”
5선 중진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가 욕 많이 먹었지만 1년 후면 다 찍어주더라”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으로 성난 민심에 더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윤 의원은 “진심 어린 정치 행보가 결국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전날(8일) 한 유튜브에서 탄핵 표결에 불참한 김재섭 의원이 ‘형 따라가는데 지역구에서 엄청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은 일화를 전하며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달라진다.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고 답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가도 다 찍어 준다. 무소속 가도 살아온다”고도 했다.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윤 의원이 2020년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됐다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 것.
김 의원은 9일 “제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총장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된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이날 “전체가 아닌 일부 표현만 부각한 침소봉대, 왜곡된 해석”이라며 “저의 경험을 소개하며 젊고 유망한 미래 세대인 동료 의원에게 함께 잘 헤쳐 나가자고 격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9일 “내가 볼 때 (윤 대통령의 혐의가) 직권남용죄도 안 되고 내란죄도 안 된다”며 “대통령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 말을 국헌문란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발언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