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미비에 막혀” 지적에 법안 발의 국내 성인 실종자 6809명 달해
본보 9월 3일자 A1면.
성인 실종 사건에서도 경찰이 유전자(DNA)를 대조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실종성인법’이 국회에서 발의된다. 앞서 본보(9월 3일자 A1·12면 참조)는 DNA 채취 및 보관이 아동 실종 사건에서만 가능한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다뤘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실종된 성인을 수사할 수 있는 신고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실종성인법안’과 ‘실종아동법 개정안’을 10일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미성년자 실종 사건과 달리 성인 실종 사건은 DNA 대조 등을 통해 경찰이 수사할 권한이 없어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6월 30일 기준 국내 성인 실종자는 총 6809명으로, 이들은 모두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 중에는 실종 기간이 10년에서 20년 사이인 사람이 1633명, 20년이 넘은 사람이 1995명이다.
허 의원이 발의할 법안은 경찰이 실종 성인 신고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등 관련 정책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또 경찰관서의 장은 성인 실종사건 신고가 접수되면 확인 절차를 거쳐 실종성인정보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신원 불상 변사자와 실종자 가족의 DNA를 대조할 수 있는 경찰의 법적 권한도 명시됐다. 허 의원은 “가족의 생사를 모르면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속한 성인실종법 제정을 통한 실종자의 신속한 수색과 발견으로 실종자 가족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