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211곳 모집 마감… 0명인 곳도 5대 병원도 대부분 한자릿수 그쳐 2~4년 고연차 모집도 난항 겪을듯 의대협, 2026학년 모집 정지 요구
내년도 상반기 신규 레지던트 모집이 9일까지 진행됐지만 수련병원 대부분의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지원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선 비상계엄 당시 포고령에서 ‘미복귀 전공의 처단’ 문구가 포함되며 “돌아오지 않겠다”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태도가 더 강경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 “75명 모집에 지원자 1명”
의료계에선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이 낮은 지원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포고령에는 “전공의 등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일부에서 돌아올 조짐이 있었는데 포고령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고 들었다”며 “안 그래도 정부에 대한 반발이 컸는데 완전히 돌아선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수련병원 복귀를 조금이라도 유도하겠다며 당초 계획을 수정해 수도권 정원을 비수도권보다 많게 하며 복귀를 유도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선 모집 정원 대비 지원율이 올해 7, 8월 진행했던 하반기 전공의 모집 당시 1.6%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인턴, 레지던트 고연차 모집도 난항 예상
한편 이날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와 대학 총장들에게 2025학년도 모집 정지를 재차 촉구했다. 다만 동시에 “2025학번과 2026학번 중 한 곳의 모집 정지는 필연적”이라고도 했다. 대학별 수시 합격자 발표가 이어지면서 2025년도 의대 모집 정지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2026학년도 모집 정지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