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무산 후폭풍] “中 경기둔화-美 정책 불확실성으로 정치적 리스크 따른 파장 더 클 수도 내년 경제성장률 1.8%서 낮아질 듯”
AP뉴시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계엄 및 탄핵 국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과거 탄핵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국 경제가 ‘외부 역풍’에도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9일 ‘짧았던 계엄 사태의 여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리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보다 낮은 1.8%를 유지하고 있지만,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과거의 정치적 혼란은 성장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다는 평가도 내놨다. 보고서는 “당시 한국 경제는 2004년 중국 경기 호황과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에 따른 외부 순풍에 힘입어 버틸 수 있었다”라며 “하지만 현재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지닌 국가들과 함께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부 역풍에도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외부 상황도 한국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정치적 리스크가 불러올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아직 통화·재정 정책의 여력이 충분하고, 대규모 해외자산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시장 안정을 지원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상당 규모의 해외자산이 외환시장과 증시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낮은 한국 정부 부채를 고려할 때 향후 재정 완화는 성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