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무산 후폭풍] 탄핵 불발에 국내 금융시장 요동… 현대차급 대기업 3개이상 사라져 코스피 연저점, 코스닥 630 붕괴… 환율도 연일 급등, 1440원 육박 연말 소비심리 악화땐 내수도 비상… 일각 “한은 또 다시 금리 내릴수도”
9일 장 마감 이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의 모습.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이 무산되는 등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불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됨에 따라 국내 금융 시장도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셀’(공포 매도)에 코스피는 연저점을 경신했고, 코스닥은 630 선까지 내주면서 4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연말 소비 심리가 악화되면서 내수 침체에 대한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 개미 하루 1조2000억 원 패닉셀… 시총 144조 원 증발
원화 가치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7.0원을 나타냈다. 비상계엄 선포 전인 이달 3일 같은 시각(1402.9원) 대비 무려 34.1원이나 껑충 뛰었다. 이날 오전 11시 53분경에는 1438.3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 소비 심리 위축에 내수도 비상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유통업계, 자영업자 등도 비상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지러운 정치 상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되면 내수 경기도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 등 원자재 부담이 큰 기업들도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 감소를 경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국 혼란으로 인해 정부 정책을 통한 경기 대응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 진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한은은 10월과 11월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 정책의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경기 진작을 위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내년 1월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경우 한은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