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장송구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년 넘게 무료 식사 봉사를 하며 살았던 한 60대 여성이 장기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린 뒤 세상을 떠났다.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장송구 씨(67)는 11월 6일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전한 뒤 세상을 떠났다.
장 씨는 11월 1일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장 씨는 생전에 생명 나눔에 대해 자주 가족들에게 이야기했고 그 뜻을 이어주고자 가족은 기증에 동의했고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우), 안구(좌, 우)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또한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기능적 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생명을 전했다.
(왼쪽부터) 기증자 장송구 씨, 배우자 조제두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평소 장 씨는 누군가를 돕는 것을 좋아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뇌사장기기증 인체조직기증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한 사람이라도 값진 생명을 살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 씨는 20년 넘게 무료 식사 봉사와 불우한 이웃을 위한 후원을 해오며 늘 어려운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장 씨의 남편 조제두 씨는 “여보, 우리는 24시간 함께 하고 늘 내 옆에는 당신이 있었지. 내가 가는 곳, 내가 머무는 곳 늘 옆에 당신이 있었기에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당신이 없는 지금 너무나 그립고 마음이 아프네. 정말 고맙고 사랑해”라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한 장송구 님과 유가족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해 드리며, 삶의 끝에서 전한 아름다운 나눔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함께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