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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도민 부끄럽다, 취소하라”… 계엄·탄핵안 부결에 전국이 ‘부글부글’

입력 | 2024-12-10 13:58:00

제주선 탄핵 거부 인사의 ‘명예도민’ 취소 촉구
인천은 “탄핵 반대해도 다 찍어줘” 윤상현 향해
“유권자를 개·돼지로 본다”며 즉각 사퇴 목소리




민주노총 제주본부를 비롯해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농민단체 등 총 21개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제주행동이 10일 탄핵 거부 인사들에게 수여한 제주명예도민증을 취소하라는 서한을 제주도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송은범 기자

불법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안 부결 여파로 전국이 들끓고 있다. 제주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 탄핵 거부 국회의원에게 수여한 ‘제주명예도민증’ 취소를 촉구하고 있고, 인천에서는 “탄핵 반대해도 1년 후면 다 찍어주더라”라고 발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에 대한 사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명예도민증’ 취소 촉구”

민주노총 제주본부를 비롯해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농민단체 등 총 21개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10일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지사는 한덕수, 이상민 등 내란범의 제주 명예도민증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제주행동은 “제주 명예도민증은 제주도 발전에 대한 공로가 현저하거나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사에게 수여하고 있다”며 “다만 수여의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도의회 동의를 거쳐 제주도지사가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명예도민으로 선정되면 6개 국내선 출·도착 항공료와 제주 기점 여객선 운임을 할인받을 수 있다. 또 제주도 직영 관광지 24개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14개 골프장 입장료도 주중 할인가에 입장할 수 있다.

제주행동은 “제주도민은 내란범과 내란 방조 인사들이 명예도민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전 장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탄핵을 거부한 국민의힘 나경원·이헌승·조경태·김도읍·김상훈·주호영·송언석·박형수·정점식 의원에게 수여된 명예도민증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등 인천 지역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는 1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들을 개·돼지로 보는 윤상현 의원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공승배 기자

● “탄핵 반대해도 다 찍어줘”…윤상현 비판 봇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가 욕 많이 먹었지만 1년 후면 다 찍어주더라”는 5선 중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발언에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시민단체들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윤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등 인천 지역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는 1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들을 개·돼지로 보는 윤상현 의원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윤 의원이 8일 한 유튜브에서 탄핵 표결에 불참한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이 ‘형 따라가는데 지역구에서 엄청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은 일화를 전하며 한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 유튜브에서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내일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달라진다.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며 “무소속 가도 다 찍어 준다. 무소속 가도 살아온다”고 발언했다.

이 단체는 “(윤 의원 발언에) 영화 ‘내부자들’ 속 ‘대중들은 개·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라는 대사를 떠올리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윤 의원은) 3일 대통령 탄핵은 안된다는 ‘내란 공범’의 입장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더니 이제는 국민을 무시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이) 국민과 유권자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지 않는다면 인천 시민들의 힘으로 끌어내릴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윤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했지만, 탈당한 뒤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에 윤 의원은 “진심 어린 정치 행보가 결국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