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제1공수여단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2.10 (서울=뉴스1)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육군 준장)은 후배인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육군 대령)의 증언을 지켜보며 눈물을 참기 위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끝내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이 여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 장악 등의 명령을 받고 현장에서 계엄군을 지휘했던 장성 중 한명이다. 앞서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김 단장도 9일 “부대원들은 김 전 장관에게 이용당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면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된 제1공수특전여단 이상현(오른쪽) 여단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눈물을 닦고 있다. 2024.12.10. [서울=뉴시스]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고개를 떨구고 있다. 2024.12.10 (서울=뉴스1)
군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10·26사태 이후 45년 만에 군을 또다시 폭거의 도구로 전락시키고도 “나는 몰랐다”, “명령 이행을 최대한 안 하려고 했다”는 등 면피성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 장병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계엄 블랙홀’에 휘청이면서 군의 사기도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다. 야당 등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전 특전사의 일상적 훈련 등도 계엄 사전 모의라는 의혹을 쏟아내면서 군내에선 일상적인 훈련도 눈치가 보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당장 대북 대비태세 확보를 위한 훈련이 줄줄이 계획돼 있지만 이조차도 국민을 진압하기 위한 훈련으로 의심할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초급장교들 사이에선 군 생활을 접고 로스쿨이나 자격증 시험 준비 등 전역을 준비해야겠다고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이래서야 군이 제 임무를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