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성일종 위원장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2.10. 뉴스1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계엄 선포 직후인 4일 0시 30~40분 경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이 같은 전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점이 확인된 것이다.
● 뒤늦게 말 바꾼 곽 사령관
계엄 이틀 전인 1일 미리 계엄 관련 임무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제가 받은 임무는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3곳, (더불어)민주당사,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 등 6곳을 확보하는 것이었다”며 “임무는 1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서 비화폰으로 받았다”고 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비상계엄 당일인 3일 밤 뉴스를 보고 알았다던 입장을 뒤늦게 번복한 것이다. 곽 사령관은 “이틀 전부터 알았으면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를 안했나”라는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 질의엔 “설마 (진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을 안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곽 사령관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 등 계엄 관련 핵심 사령관 4인이 계엄 선포를 준비 중인 사실을 미리 알았고, 관련 임무도 부여받았지만 “선포 이후 알았다”고 말을 맞췄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다만 이날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 사령관은 곽 사령관의 폭로 이후에도 “(계엄) 당일 알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 사령관도 “당일 오전 10시~11시 김 장관이 ‘해당 주 야간에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니 1개 팀을 편성해 대기시켜라’는 지시를 해 대령 등 영관급 10명으로 팀을 꾸렸다”고 하면서도 계엄을 특정한 지시인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말했다. 여 사령관은 검찰 수사를 이유로 이날 현안질의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그 역시 그 동안 “당일에야 알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수방사 지하 구금 시설 등 사전 확인
김 수사단장은 “우원식, 김명수, 한동훈, 이재명, 조국, 박찬대, 정청래, 김민석, 조해주, 이학영, 김민웅, 양정철, 김어준, 양경수 등 14명이 체포 및 구금 대상이 맞느냐”는 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대략 맞는 거 같다”고 답했다.
계엄 당시 경기 과천시 선관위 전산실에 부대원들을 보냈던 문 정보사령관은 “3일 오후 5시 김 전 장관이 ‘오늘 야간 9시 과천정부청사 일대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계엄 선포) 속보가 나오면 선관위로 이동해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라는 임무도 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직접 언급한 지 2분 만인 오후 10시 31분 정보사 부대원들이 계엄군 병력 중 가장 먼저 선관위에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2.10. [서울=뉴시스]
군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 사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건 대북 군사작전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군의 일관된 원칙에 따른 메시지로 군이 무인기를 보냈다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