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트래펄가 광장에 “尹 탄핵” 함성 뉴욕 교민 “韓 위상에 오물 뿌린것” 호주서도 “고국과 연대 보여줄 것” 온라인 촛불집회 참여 앱도 등장
암스테르담서 7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 광장에서 교민과 유학생 등 한인 60여 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독자 제공
“윤석열 아웃!”(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 광장)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해외 교민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3일 계엄 선포 이후 미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 등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우리 교민, 유학생들이 집회를 열었거나 개최할 예정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번졌던 해외 촛불 시위가 8년 만에 재연되는 모습이다.
파리서 같은 날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인권광장 등에서도 탄핵 촉구 시위가 열렸다. 파리=뉴스1
● 美·獨 등 해외로도 퍼지는 탄핵 시위
7일(현지 시간) 오후 8시경 트래펄가 광장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런던에 거주하는 교민과 유학생 등 80여 명이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모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참여한 강모 씨(34)는 “런던 교민들이 SNS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다”며 “태풍 탓에 기차 편마저 취소되는 날씨였는데 많은 분들이 모여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있고, 여기 영국인들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고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프랑크푸르트서 같은 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서도 탄핵 촉구 시위가 열렸다. 독자 제공
13, 14일에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서 ‘윤석열 탄핵 뉴욕 집회’가 예정돼 있다. 집회를 준비 중인 교민 정은주 씨(43)는 “한국의 위상은 달라졌는데 계엄은 그런 한국에 오물을 뿌린 것”이라며 “벌써 단체톡방에 100명이 넘게 모였다. 디자인 전공자는 포스터를 만드는 식으로 다 같이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4일 호주 멜버른 집회에 참석할 예정인 김수빈 씨(26)는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에 왜 계엄이 선포됐었는지 물어보고 걱정한다”며 “교민들이 한국 국민과 연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온라인 촛불지도 앱’도 등장
10일 현재 미국, 이탈리아, 핀란드, 영국,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일본 등의 위치에 촛불이 켜졌다. 이 앱이 나온 지 4일 만에 전 세계에서 1500명이 넘는 이용자가 온라인 촛불집회에 참가 중이다. 앱을 개발한 박제영 씨(43)는 “저는 질환 탓에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갈 수 없다. 저와 같은 상황이거나 해외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에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은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17개 언어로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같은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등 청소년 단체가 시국선언을 열고 불법 계엄을 규탄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