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크푸드(junk food)로도 불리는 초가공식품은 오랫동안 암, 심장병, 당뇨병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50세 이하 ‘젊은 대장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초가공식품이 대장의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초가공식품이 종양에 연료를 공급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 세포와 싸우는 자연 치유 과정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확인 된 것이다.
소화기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장(Gut) 온라인’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USF) 의과대학과 부속 병원인 템파 종합병원(TGH) 암 연구소의 학자들은 템파 종합병원 대장암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162개의 종양 샘플과 그 주변 조직을 조사한 후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대장암은 폐암에 이어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2위다. 특히 젊은 층의 발병률이 급증해 1990년대 초반 이래 거의 두 배 늘었다. 우리나라가 20~30대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로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건강하지 않은 식품 섭취로 인한 염증이 대장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대장암 환자들의 종양에는 효소가 음식을 분해할 때 생성하는 미세 지방 화합물인 지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종양을 치유하기보다는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았다. 이러한 지질은 일반적으로 아보카도나 올리브유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비(非)가공 식품에 들어있는 건강한 지질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 결과 면역 체계의 불균형이 종양의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초가공식품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저가의 씨앗 오일(대두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등)을 주로 사용하며, 당분과 염분 함량이 높아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번 연구는 환자의 식단 균형을 회복하여 대장암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 ‘해결 의학’(Resolution Medicine)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인간의 면역 체계는 매우 강력하며, 건강과 웰빙을 위해 올바르게 활용한다면 종양 미세 환경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가공식품에서 유래한 염증성 지질에 의해 억제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예이트만 박사는 말했다.
‘해결 의학은’은 오메가-3 지방신과 생선 기름(어유)에서 유래한 염증해소촉진전달자(Specialized Pro-resolving Mediators·SPM)가 풍부한 건강하고 가공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해 체내 염증을 줄이고 신체의 치유 기제(메커니즘)를 향상 시키며, 균형 잡힌 수면과 함께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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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하지 않은 건강한 음식에는 게, 연어, 할리벗(대서양 가자미), 시금치, 방울양배추, 해초, 미역, 방목하여 키운 육류 등이 있다.
“이 접근법은 약물 치료를 넘어 자연 치유 과정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암 치료를 혁신할 잠재력을 지나고 있다. 이는 만성 염증을 해결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예이트만 박사는 말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에는 기름진 생선(고등어, 꽁치, 연어, 정어리, 참치 등)과 새우, 게,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등 해산물과 아마씨, 치아씨, 호두, 대두, 들기름, 견과류 같은 식물성이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