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벨라루스 보리소프에 있는 방화시설 제조업체를 방문해 “수십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실제 배치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로부터 핵탄두를 가져온 것을) 농담으로 치부하지만, 이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구소련 국가였던 벨라루스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면서 1996년 보유하고 있던 핵탄두 1000여 개를 전부 러시아에 반환했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침공 위협을 명분으로 삼아 전술핵무기를 벨라루스에 재배치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을 맞아 핵 교리(핵 독트린을) 개정하면서 연합국의 일원인 벨라루스를 향한 공격이 이뤄질 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핵위협 수위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결했던 러시아 자산에서 얻은 수익금을 토대로 우크라이나에 200억 달러(약 29조 원)의 차관을 제공했다. 이번 대출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7개국(G7)이 앞서 약속했던 우크라이나 특별대출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G7 국가들이 자국에 동결한 러시아 국유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같은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동결 자산으로 미국의 요격 시스템인 패트리엇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