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부천·성남·시흥·이천 예비 지역 선정 부천 ‘로봇’·성남 ‘IT’·시흥 ‘바이오’·이천 ‘반도체’ 시흥·이천은 신설, 부천고·분당중앙고는 전환 내년 2·3단계 절차 거쳐 2027~2030년 개교
송진웅 심사위원장(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이 11일 경기 과학고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수원 광교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과학고 예비 지정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송진웅 심사위원장(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은 “심사 과정에서 각 지자체의 지역자원을 활용한 특색 교육과정 편성 노력과 예산 지원 등 적극적인 유치 의지를 느꼈다”라며 “심사위원 간의 심도 있는 논의 끝에 4개 지역을 최종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과학고 설립 절차는 이번 1단계 예비 지정을 거쳐 내년 1월, 2단계 특수목적고등학교 지정·운영위원회 심의가 열린다. 같은 달 3단계 교육부 장관 동의 요청을 하고 교육감 지정·고시가 이뤄진다. 일반고의 전환 과학고는 2027년 3월, 신설 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한다.
고양·광명·구리·김포·시흥·이천·용인·평택·화성 등 9곳은 과학고 신설을 요청했고, 부천(부천고)·성남(분당중앙고)·안산(성포고) 등 3곳은 일반고의 과학고 전환을 희망했다.
경기도교육청 수원 광교 신청사
예비 지정 지역으로 선정된 4곳은 해당 지역과 학교의 특성을 내세운 특화 전략이 주효했다.
부천시는 부천고의 과학 관련 역량과 로봇 분야 특화 교육과정, 부천시의 재정 지원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부천고는 ‘과학 중점 학교’로 지정돼 2016~2025년 학생들이 수학·과학·정보 교과를 3년간 교과 이수 단위의 45% 이상 이수하고 있다. 과학고의 이수 기준인 60%에 근접한 수준이다.
성남시도 ‘과학 중점 학교’로 지정된 분당중앙고의 판교 지역의 IT 관련 기관과 연계한 특화 교육과정이 심사에 좋게 작용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있는 이천은 반도체 및 스마트 팜 관련한 특화 교육과정과 이천시의 재정 및 학교 부지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료사진
각 지역이 낸 공모신청서를 △학교 설립 △학교 운영 △교육과정 등 크게 3가지 영역에서 심사했다. 지난달 15일 심사위원 사전 워크숍을 통해 과학고 추가 설립 취지와 경기도 현황 등에 대해 공유하고 같은 달 19일부터 1박 2일간 합숙하며 예비 지정 공모 신청 지역들이 제출한 공모신청서를 심사했다. 이달 2일 신청 지역들을 대상으로 심층 질의를 거친 뒤 이날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한 달간의 심사를 통해 학령인구와 경기도의 과학고 현황 등을 고려해 추가로 필요한 과학고의 개수는 4개가 적당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올해 6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기도에 과학고가 1개가 있는데 인구 비례를 고려해 보면 5개는 있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경기도 인구는 약 1363만 명이다. 하지만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과학고는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하다.
수원에 경기과학고가 있지만 수학·과학 중심의 영재교육에 초점을 맞춘 과학영재고다. 일반적인 과학고는 외고와 마찬가지로 특목고로 분류되고 일반교과와 수학·과학 중심의 심화 교육을 주로 한다.
인구수가 경기도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938만 명) △부산(328만 명) △인천(300만 명) △경북(254만 명) △경남(324만명)에는 각각 2곳의 과학고가 있어 최근 경기지역에도 과학고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경기지역 학생은 교육 혜택과 진학 선택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