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가담했던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10일 국회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장) 진입을 막지 않았다”고 해명해 왔는데 거짓 해명임이 드러난 셈이다.
이날 무장한 특수부대원들이 무리하게 의원 신병 확보를 시도했다면 유혈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었다. 이를 막아낸 이들은 상부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한 현장 지휘관과 장병들이었다. 곽 사령관은 “지시 사항을 전달받은 현장 지휘관들이 ‘안 됩니다’라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국군방첩사령부도 40명 규모의 국회 진압팀을 꾸렸지만 부대원들이 국회로 가는 도중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라면을 먹는 방법으로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어 결국 국회 진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방첩사에 하달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실 장악 명령을 거부한 것도 실무 지휘관들이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대통령 지시”라며 전산실 통제를 명령했지만 영관·위관급 법무관 7명이 거부했다. 선관위로 출동한 4개 팀 100여 명 중 선관위 건물로 들어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방첩사 관계자는 “우리 요원들은 불법적 명령을 수행할 정도의 쓰레기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