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누구나 살다 보면 나쁜 일 겪기 마련… 그렇다고 싸우면 ‘두 번째 화살’ 맞고 화가 또 화 불러 ‘세 번째 화살’ 초래… 정치인-국민 모두 흥분 가라앉혀야 스스로 마음 다스리는 ‘선명상’ 도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슬기가 필요할 때”라며 “첫 번째 화살은 어쩔 수 없이 맞았더라도 두 번째, 세 번째는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우리 모두,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는 슬기로움을 발휘했으면 합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자리에 앉자마자 이 말부터 했다. 이날 인터뷰는 선명상 확산 등 올 한 해 조계종의 활동을 정리하고,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하지만 진우 스님은 “워낙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니, 지금처럼 가다가는 자칫 화가 다시 화를 부르는 상황을 낳을 수 있어 먼저 말을 꺼냈다”라며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대응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만….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전화, 문자 항의를 넘어 집까지 찾아가고, 살해 운운하며 협박하는 게 두 번째 화살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이렇게 서로 치고받으며 갈등이 증폭되면 그로 인해 또 세 번째 화살을 맞겠지요.”
―올 한 해 종단 차원에서 선명상 확산에 전력을 기울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면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선명상이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선명상을 개발, 보급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종단이나 불교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행복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해서였으니까요.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정말 천재지변처럼 갑자기 발생한 일을 놓고 화를 내고, 따지면 자신만 더 힘들어지지요. 선명상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고 살피면,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겠지요.”
“서울 성북구 안암동 8000평 부지에 착공할 예정인데, 국내 선명상 허브로 만들려고 합니다. 조계종뿐만 아니라 전국 여러 명상센터를 그물망처럼 연결해서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 공급하고 총괄하는 역할이지요. 올해 했던 선명상 대회 등 행사는 내년에도 계속되고요.”
―9월 미국 예일대에서 선명상을 강연했는데, 미국 학생들은 무엇을 가장 궁금해하던가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게 비슷해서…. 한 학생이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옳고 그름을 구분해야 하느냐’라고 묻더군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범위 내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지만, 만약 불분명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하나를 선택하고 즉시 잊어버리라’라고 해줬습니다.”
―이해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